소통광장

난간 위의 고양이

갈-산 2016. 10. 30. 09:24

 

그는 난간이 두렵지 않다
불꽃처럼 난간을 뛰어넘는 법을
아는 고양이
그가 두려워하는 건 바로 묘기의
명수인 발과 발톱
냄새를 잘 맡는 예민한 코
어리석은 생선은 고양이를 피해 달아나고
고양이는 난간에 섰을 때
가장 위대한 힘이 솟구침을 안다
그가 두려워하는 건
늘 새 이슬 떨구어내는 귀뚜라미 푸른 방울꽃
하느님의 눈동자 새벽별
거듭나야 하는 두려움
야옹
야옹

- 박서원 <난간 위의 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