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13일 안해와 같이 울릉도 독도 여행을 1박2일로 다녀왔다.
10월 9일이 결혼 기념일, 결국 결혼 30주년 기념 여행이 된 셈이었다.
지난 7월말 IT본부장으로 갑자기 명을 받아 업무파악, 전산장애 방지 대책 실행, 국정감사 등으로 휴가 엄두를 못 냈었는데 결과적으로 의미있는 휴가가 되었다.
무슨 기념일에 무심한 남편이었는데 안해는 무척이나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여영현 울릉군지부장의 간곡한 초청과 안내가 큰 몫을 했다.
아침 5시 40분 출발, 횡성 휴게소에서 해장국으로 아침 요기를 하고 8시 10분경에 강를여객선터미널에 도착했다.
드디어 8시 40분 울릉도로 출발. 2층 전망 좋은 창가 좌석을 배정 받았다.
생각보다 승객은 많지 않았다.
날씨는 쾌청,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했다.
먼 수평선까지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선명했다. 바다는 검푸렇고, 하늘은 전형적인 투명한 파란 가을하늘이었다.
망망대해. 가끔 낮게 수면위를 활주하듯 나는 갈매기만이 보일 뿐이었다.
드디어 11시 30분경 울릉도 저동항에 도착. 여영현 지부장의 안내로 오징어 어판장 2층 횟집에서 오징어물회로 점심을 먹었다. 좀 허름했지만 저동항에서 제일 맛있는 집이란다.
당초 여행 일정은 2박 3일로 여정했는데, 1박2일로 단축하고 오후에 바로 독도로 들어가기로 했다. 보통 배 롤링이 심해 당일로 독도까지 갔다오기는 무린데 그날은 너무 바다가 잔잔해 결국 일정을 조정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만약 하루를 더 있었더라면 파도가 심해 독도 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고생할 뻔했다.
드디어 대한민국 최 동쪽 독도 도착.
1년에 60여릴 정도만 갈 수 있고, 독도를 밟을 수 있는 날은 극히 드물다고 하는데 행운의 날씨덕을 톡톡히 봤다.
30분 정도 체류. 감탄, 뿌듯함, 애국심...............
서도는 갈 수 없고, 또한 섬위로 올라 갈 수 없어 아쉽기도 했다.
5시경 다시 울릉도 저동항으로 돌아왔다.
저동에서 도동까지는 아름다운 행남해안도로가 연결되 있다. 강호동의 1박2일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저녁에는 자연산 회로 유명한 '신비섬' 횟집에서 밤바다, 등근 보름달을 바라보며 운치있게 술 좀 했다. 전혀 술을 입에도 안 대던 안해도 그날은 두세잔 한 것 같다.
남자 사장이 직접 스쿠버다이빙으로 잡은 다금바리, 우럭, 쥐치 그리고 울릉도에서만 난다는 꺽지, 돌 굴, 참소라 등등............
여자 사장은 대전 이 고향인데, 예뼜다. 팁 하나, 남편 칭찬은 급물, 여사장 쁘다고 하면 서비스 추가.
여사장과 신비섬 횟집 사진은 다음날 지나다 찰깍.
다음날 아침 일찍 해돋이 구경을 갔으나 아쉽게도 구름이 많이 끼어 전혀 볼 수 없었다. 다 좋으란 법 없는 법.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동 전경과 성인봉.
도동에서 유명한 식당 99식당. 여사장은 70년대 초 공수부대 하사관 출신으로 활달한 성격에 장사수완 또완 출중.
한 마디 하면 열마디 되돌아 옴.
지금까지 듣도 못한 따개비정식으로 유명. 아침은 약초 해장국, 먹을수록 감칠맛이 남
성인봉 산행는 대원사 코스, KBS중계소 코스, 인평전 코스 3곳. 전망이 좋다는 인평전 코스를 선택.
거리는 약 3㎞, 산 능선까지 약 1㎞는 숲길 Z자형 가파른 오르막길. 홀로 가는 등산길, 수행길 같았다.
다행히 비는 안 왔지만 짙은 안개로 멋있는 울릉의 산 자태를 감상할 수 없음이 아쉬웠다.
드디어 성상봉 정상 986m. 구름이 잔뜩 기어 아무것 도 안 보였다.
울릉도 온 가장 큰 목적이 성인봉 등산이었으니 아쉽지만 소원성취한 셈.
내리분지는 성인봉에서 약 4㎞, 계속 나무 계단 내리막길이다.
원시 보호림으로 산림이 잘 보존 돼 있고, 등산로 옆에는 수령을 가늠할 수 없는 너도밤나무 고목이 보호수로 관리되고 있다.
내리분지는 칼데라 분화구로 주변에 900m급 산들이 감싸고 있다. 제법 너른 농토가 조성돼 있다.
12시에 안해와 여지부장을 나리촌 식당에서 만났다.
산채나물 정식에 씨껍데기 막걸리 반되를 시켜 포식했다.
이곳은 겨울에 하도 눈이 많이 와, 대부분 사람들은 겨울에는 포항에 나가 겨울을 난다고 했다.
작년에는 눈이 6m나 왔단낟.
눈에 갇혀 세상은 잊은채 한 겨울 머물렸으면, 엉둥 한가한 생각이 들었다.
'1박2일'에서 강호동이 잔 집. 울릉농협 감사님 집으로 나물 등 나리분지 생산물을 팔고 있다. 안해는 친구들에게 줄, 자랑거리 나물을 샀다.
다시 울릉 해안도로를 따라 관광. 삼선암, 코기리바위, 거북바위, 먹으면 짠맛이 나는 황토층
정상에 신선이 산다는 송곳 봉. 정상부근 네개 큰 구멍으로 햇볕이 비치면 신묘한 느낌이 든다고 한다.
아래에 있는 성불사, 기도빨이 셀 것도 같은데.
이장희가 사는 울릉천국.
우뚝 솟은 산아래, 교회 뒤 명당터에 상상밖 평범한 집이었다.
울릉도에서 본 나무와 꽃. 독도에서 본 해국, 나리분지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해국, 어디를 가나 노랗게 지천으로 피어 있는 꽃?, 5천년 된 향나무.
산 곳곳에 있고, 가로수로도 식재된 마가목. 술에 담아 먹으면 신경통에 좋다고 한다.
집에는 다음날 자정이 지나서 도착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여독에 감기끼 마져 있어 꼼짝 못했다. 덕분에 여행기 정리는 했지만.
아마 무리한 일정에 배를 오래 타고 게다가 강릉에서 승용차를 몰고 왔기 때문인것 같다,
이젠 무리는 급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