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과 설악산 무박2일 야간 등산을 갔다. 대부분 처음 가는 직원들이었다.
설악산 등산 한 번 했으면 하는 몇몇 직원들의 바램이 이루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걱정이 됐는지 몇몇은 한 두시간 등산하고 하산해 고스톱이나 칠 생각이었던 같다. 총 대장을 맡은 팀장이 버스를 오색에 대기토록 할 터이니 혹시 힘 든 사람은 하산해도 좋다는 안내를 했다.
하지만 이왕 도전 한 것, 정상 정복을 도중에서 포기할 수 없는 것. 새벽 3시 난 맨 후미를 맡았다.
한 시간도 못 올라 허리가 절려 못 가겠다는 직원, 구토가 난다는 직원이 발생했다.
표정을 보니 정말 죽을 상이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몸이 적응을 못해 일어나는 현상이니 좀 더 올라가면 좋아질 것이라고 설득했다.
사장인 내가 하는 말을 거역할 수 없어 산행을 계속했겠지만, 한 30분을 더 올라갔더니 몸이 적응을 한 탓인지 표정이 밝아졌다.
깜깜한 밤에 랜턴불에 의지해서 한 걸음 한 걸음, 야간 등반의 묘미다. 운 좋게도 날씨도 좋아 나뭇잎 사이로 별빛이 쏟아져 내렸다.
선두보다 한 시간 이상 늦게 정상에 도착했다. 낙오자 한 명 없이 모두 정상 정복. 이미 해는 떠올랐고, 설악의 산 중턱은 구름으로 뒤덮여 있었다.
이름 그대로 운해였다. 처음 설악 대청에 오른, 그렇게 높은 산에 오른 적이 없었던 직원들은 스스로 놀랐고, 설악의 아름다움에 경탄했다.
먼저 올라온 선두가 찍은 해 돋이 광경. 바다가 아닌 구름위 해돋이지만 장관이다. 대청봉에서 이런 행운을 얻기도 흔치 않다.
중청대피소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날씨는 쌀쌀했다. 안해가 싸준 따끈한 도시락은 꿀맛이었다.
김밥을 싸온 직원들은 대피소 매점에서 사온 따끈한 햇반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중청과 소청 능선에서 바라본 용화장선 능선. 용의 이빨처럼 뽀족하고, 장엄하다.
천불동 계곡이 내려다 보이는 희운각 내리막길에서
내설악과 외설악을 가르는 백두대간, 공룡능선
천불동 계곡, 나무다리.
여기 까지는 모두 무사했다. 하지만, 가도가도 끝이 없는 천불동 계곡. 내리막이라 마음이 놓였는데, 세사람 탈이 났다.
오색에서 대청봉 까지 5키로미터. 대청봉에서 설악동까지는 그 보다 2배 긴 11키로미터.
무릎이 아파 헤맨 직원, 탈진해서 기다싶이 내려온 직원, 다 내려와 다리에 쥐가 난 직원도 있었다.
드디어 설악동 입구. 힘들었지만 모두 성공했다. 도전은 두렵지만, 그 결과는 뿌듯한 기쁨이 샘 솟는 법.
도토리 묵에 막걸리 한잔으로 산행을 마무리 짓고, 동해바다 횟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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