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포 사랑
고두현
당신 너무 보고싶어
만리포 가다가
서해대교위
홍시 속살같은
저 노을
천리포
백리포
십리포
바알갛게 젖 물리고
옷벗는 것
보았습니다.
엄마 걱정
기 형 도
열무 삼십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 타박
안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 뜨겁게하는
그 시절(時節),내 유년(幼年)의 윗목
언덕 꼭대기에 서서 소리치지 마라
거기 언덕 꼭대기에 서서
소리치지 마라.
물론 네 말은
옳다, 너무 옳아서
말하는 것이
도리어 성가시다.
언덕으로 들어가,
거기 대장간을 지어라,
거기 풀무를 만들고,
거기 쇠를 달구고,
망치질하며 노래하라!
우리가 들을 것이다.
듣고,
네가 어디 있는지 알 것이다.
- 울라브 H 하우게 (1908-94)
아직 멀었다
지하철 광고에서 보았다.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옵니다.
그 이유는, 인디언들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입니다.
하늘은 얼마나 높고
넓고 깊고 맑고 멀고 푸르른가.
땅 위에서
삶의 안팎에서
나의 기도는 얼마나 짧은가.
어림도 없다.
나는 아직 멀었다. 이문재(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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