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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광장

도동지점 고객과 재회

도동지점 고객과 재회

 

진주 문산농협 총회 참석차 진주에 가는 김에 전에 근무했던 도동농협 거래 사장들과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직장 생활중, 첫근무지와 지점장으로 첫 근무한 곳이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들 하는데, 나 또한 마찬가지인 것 같다. 첫근무지인 통영은 마치 제2의 고향 같은 느낌이 들고 지점장으로 근무한 도동지점에서 만난 고객들은 한 번 만났으면 하는 마음이 종종 들었다

 

10시부터 시작된 총회에서 회장 명의 시상을 하고, 축사를 마치니 1030분이 조금 넘었다. 어차피 조합에서 점심을 하기에도 어중간한 시간이기에 조합장 그리고 전임 조합장에게 인사를 하고 상평공단안에 있는 도동 지점으로 갔다

 

도동 지점에는 나의 흔적들이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직사각형으로 만든 홍보용 프랑카드걸이진황색 바닥타일, 잘 정돈된 천정 석고보드적갈색 몰딩과 순백의 벽. 6년 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창고를 개조한 것 같았던 지점을 미술관같이 바꿔났던 뿌듯함이 되살아 났다

 

오늘 만나기로 한 김종국 사장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엄두도 낼 수 없었을 것이다. 배정받은 예산은 고작 8천만원, 업체에 견적을 내보니 내부 인테리어 전체공사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도동지점의 으뜸 고객이었던 김사장이 자신의 과거 인테리어 공사 경력을 바탕으로 그 돈으로 내부 인테리어 전부를 직접 해보겠다고 했다. 자재를 직접 구입하고, 목수, 미장공, 타일공, 페인트 공에게 개별로  공사를 발주하면 남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맞출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공사후 세무신고였다김사장은 건설면허가 없기 때문에 단종 면허로 세금계산서를 작성할 수 밖에 없었는데 담당 직원이 업무처리를 계속 지연시켰다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설득해도 제대로 진행이 돼지 않아 서무 경험이 많은 김차장이 뒷처리를 감당했다

 

인테리어업체에 공사를 맡겼더라면 2억원 이상 소요될 공사를 8천만원에 멋지게 마무리하였다.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까지 공사를 하였는데, 김사장은 쉬지도 않고 공사를 감독하고 월요일 영업에 지장이 없도록 부산에서 A급 타일공을 불러와 공기를 맞췄다. 이런 고마움을 기록하고 오랫동안 기억하고자 전 직원의 이름을 넣은 은쟁반 감사패를 드렸드니 만면의 웃을 지으며 좋아하셨던 장면이 어제일 처럼 선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진주상공회의소 소속 기업인들의 골프대회가 있는 날이라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 중 강남염업 임재명 사장, ()일광 김선일 사장, 부성제지 하계백 사장은 나오지 않았고, 아쉽게도 김사장과 제일수산 백승환 사장만 만날 수 있었다

 

백사장은 심성이 착한 분으로 항상 여유가 있어 보이고 사람을 편하게 하는 분이다. 200211일 지리산 등산을 같이 갔다가 장터목에서 천황봉으로 오르는 길에서 매서운 눈바람에 추위와 공포를 겪었던 경험을 꺼내면서 지리산에 갈 기회가 있으면 다시 꼭 연략 해달란다공장 식당에서 멧돼지를 안주 삼아 소주병을 비웠던 일이며, 남해 미조 해녀횟집에서 전복, 소라, 해삼을 실껏 먹고 주인 해녀들과 노래방까지 간 추억 등등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6년전으로 되돌아 간 기분이었다. 과거의 좋은 경험을 공유한 사람을 다시 만난 참으로 기분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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