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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광장

길고 길었던 설 전날

길고 길었던 설 전날

 

전농노에서 '농협 회장 퇴진하라'는 프랑카드를 창원시내 민주노총 건물벽에 걸었다. 참으로 골치 아픈 일이다. 중앙본부에서는 빨리 떼라고 성화고, 본부장님도 심적 부담이 크신지 회의시 마다 재촉을 하셨고 전화로도 몇번이나 빨리 해결하라고 지시하셨다.

 

그런데 노조가 우리 요구를 쉽게 받아 줄리가 만무하다. 그렇다고 우리 맘대로 강제 철거를 하면 마찰이 발생할 수도 있고, 그 이후가 더 골치 아플 수 있기에 실무적으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순리대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했다.

 

담당 팀장이 통영 도산에까지 가서 노조 지역본부장을 직접 만났지만, 해결 방안은 찾지 못하고 돌아왔다. 노조는 어떻게든 시비거리를 만드는 것이 그들의 생리고 이를 통해 뭔가를 얻어 내는 것이 목적일 터인데, 소득없이 물려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행하고 있는 반농협적인 행위에 타협할 수는 없었다.

 

담당 팀장은 다음날 또다시 사정이라도 할 겸 통영으로 갔다. 나는 노조 본부장, 부본부장, 사무국장 소속 조합과 군지부에 전화를 걸어 '회장님 출신지 경남에서 퇴진하라는 프랑카드를 걸 수가 있는가철거하도록 설득해달라'고 사정했다도산 농협 전무, 거제군지부 지도 차장, 하동농협 조합장, 사천군지부장 등이 적극적으로 설득해서 노조 부본부장은 철거하는데 대부분 동의를 했다. 이런한 노력의 결과 노조 본부장으로 부터 우선 철거하겠다는 언약을 받았다.

 

당장 철거하라는 본부장님의 지시가 있었지만, 민노총 건물에 동의없이 들어가서 강제로 프랑카드를 철거하는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다음날 날이 밝아지면 철거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다음날, 궂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아침, 몇몇 검사팀 직원들과 비음산 등산에 나섰다. 당초에는 본부장님도 함께 할 계획이었지만, 비가 오는 관계로 우리끼리만 산행을 했다비가 오는 관계로 등산객을 별로 눈에 띄지 않았고, 아침 일찍 산에 올랐다가 내려 오는 등산객들이 가끔 마주췄다.

 

고개마루를 지나 산등성을 지날 때쯤부터 빗줄기는 다소 굵어졌다진례산성을 따라, 진달래 밭에 이르는 길은 온통 진창이었다. 해발 5백미터 높이였지만 등산로에는 서리발이 서 있었는데 빗물과 함께 흙탕길을 만들어 더 걷기 힘들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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