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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탐방

중국 오대산과 한국 오대산

중국 오대산과 한국 오대산“문수보살 상주…” 중국화엄종 발생지   

자장율사가 진신 친견후 한국에 전해 중국 산서성의 오대산은 문수보살이 상주하는 신령스러운 산으로 알려져 있다.
해발 4000미터에 가까운 산이기 때문에 한 겨울에는 사람이 범접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그런데 〈화엄경〉 보살주처품에 의하면 “동북쪽에 보살의 주처가 있으니 청량산이라 한다.
과거 제보살이 이곳에 상주하셨으며, 현재 문수사리가 계시며 일만의 보살 권속을 거느리고 설법하신다”고 한다.
또한 〈문수사리법보장다라니경〉에선 “세존께서 금강밀적주보살에게 말씀하시길 내가 멸도한 뒤 동북쪽의 대진이라는
나라에 오정이라는 산이 있으니
문수사리동자가 이곳에서 유행거주하시며 중생을 위해 설법하신다”고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중국 사람들은 대진나라의 오정이 지나, 즉 중국의 오대산이라 믿게 되었다.
청량산-오정-오대산이 같은 것이므로 오대산은 문수보살이 거주하는 신령한 산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이러한 것이 7세기경에는 인도에까지 알려졌으며,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불교를 중국에 홍포하기 위해 참배하러 오는 인도인도 있었다.
원래 오대산은 도교의 성지였다. 마침 동진시대에 60화엄경이 번역되고, 이어서 80화엄경이 번역되자 문수신앙을 앞세워 불교도들이
차지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여하튼 이상과 같은 이유로 오대산은 초창기 중국 화엄종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이들을 오대산계 화엄사상이라 지칭하는데 초조는 영변(477~522), 제2조는 해탈,
제3조는 〈신화엄경론〉과 〈십명론〉의 저자이자 고려시대 지눌의 사상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받는 이통현(645~735) 장자이다. 한편 오대산계 화엄사상은 자장율사에 의해 643년 한국에 전래된다.
자장율사는 선덕왕 5년인 636년 제자 승실 등 10여명과 함께 오대산을 참배하게 된다.
그때 문수보살의 진신을 친견하고 감응을 받아 범게와 가사, 사리를 받게 된다. 이에 귀국 후 강원도 오대산에 문수도량을 열게 된다.
한국화엄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 것이다. 의상에 의한 종남산계 화엄사상은 28년 지난 671년 도입된다.
오대산은 한국의 문수성지이며, 불교가 장기간 흥륭할 터전이다.
따라서 신라의 효소왕이 출가하여 효명이란 법명으로 수련했으며, 통효대사 범일, 낭공대사 행적, 징효대사 등이 오대산 인근에서 수도했다.
고려의 왕건 이래 역대 제왕들이 오대산에 봉납했으며, 고려 명종 때의 원진국사는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했다고 한다.
이래 혼수, 무학, 나옹 등의 고승들이 오대산에서 수도했다. 이조시대에 들어오면 태조 이성계는 상원사에 누차에 걸쳐 쌀을 보시하였으며,
태종은 수륙재를 베풀어 국운의 융창을 발원했다. 세조는 상원사에서 문수동자를 만났다고 한다.
중국 오대산에서 시작된 화엄사상과 문수신앙은 한국의 오대산 신앙을 낳게 된다.
수많은 한국의 중국 유학 스님들이 오대산을 참배하게 되는데 화엄사상과 문수신앙이 그 이유라 말할 수 있다.
남종선을 도입한 도의국사, 북경 인근에 있는 방산 운거사에 거주하며 화엄동을 열어 천년 역사를 계승해 준 혜월스님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중국의 오대산은 라마교화 되어 있다. 강희제는 재위 중에 다섯 번이나 오대산을 참배하고 대록사란 절을 창건한다.
건륭제는 여섯 번 참배했다고 한다.
근래 중국 오대산의 사원은 청묘와 황묘의 두 계통이 있다. 전자는 중국 전통 스님들로서 청색 옷을 입고 선종에 속해 있다.
후자는 달라이 라마에 속하는 라마교 계통이며, 황색 옷을 입는다. 〈오대산 문화〉, 〈오대산〉이란 잡지도 발간되고 있다.
한국의 오대산과 중국의 오대산이 손을 잡고 불교 문화창달에 기여한다면 21세기 동북아시대에 새로운 역할을 발견하는 일이 될 것이다.
 차 차 석 동국대 강사 [불교신문 2175호/ 11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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