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산은 초록으로 봄 차비가 거의 끝난 것 같다. 논은 아직 지난 겨울과 진배 없이 텅 비었는데... 자연이 사람보다 부지런한가 보다.
들길을 노랗게 장식하고 있는 예쁜 애들은 애기똥풀. 벌써 꽃을 피우고 홀씨를 바람에 날리는 민들레 녀석도 가끔 눈에 띈다.
산괴불주머니에게 인사하고 숲길로 들어섰더니
피나물이 병꽃나무 아래 예쁜 자태를 숨기고 있었다.
며칠 전 갑자기 요녀석이 보고 싶었고, 그래서 동행할 친구를 청했는데, 응하는 사람 없어 나홀로 숲 산책에 나선 것이다.
몇 송이만 보여 누가 캐어갔나, 걱정했는데 작은 골짜기에 군락으로 피어 있었다.
요 녀석은 예쁘기도 하지만 똑바로 고개를 들고 하늘을 처다보는 것이 도도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리고 순진한 것 같다. 꺽으면 붉은 피같은 진액을 흘린다. 그래서 이름도 피나물.
병꽃나무도 벌써 꽃을 피웠다.
국수나무와 함께 우리나라 산길 숲 가장자리를 지키는 대표적인 나무다. 키 큰 나무들의 잎이 무성해지기 전에 꽃을 피우기 위해 부지런을 떨고 있었다.
약수터 옆 쉼터를 지키고 있는 나무는 귀륭나무다. 장삼처럼 가지를 늘어뜨리고 점잖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식음 '적합'판정을 받은 약수터.
팥배나무 꽃. 요즘 산을 하얗게 물들이고 있는 나무다.
자주색 붓꽃, 둥글레 새싹 ....
키 큰 나무들이 본격적으로 잎을 내 태양을 가리기 전에 키를 키우고 꽃을 피우기 위해 분주하다.
요즘 나의 산책코스 최종 종착지 어른, 서어나무. 300살은 넘었을 것이다. 이 나무 앞에 서면 숙연해지고, 차분해진다.
이 나무처럼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려오는 길에 만나는 억수농장.
커피 한잔에도 억수농장 여사장 보살같은 미소가 잠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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