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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통신

김장 김치

 
배추 4망 12포기
무 1다발 5개, 갓 1묶음, 쪽파 1묶음
하나로마트에서 사고,
미리 사둔 고춧가루 소금 새우젓.....
 
아내는 추석 무렵부터
김장 걱정을 했다.
 
밤새워 배추를 절이고
아침 일찍부터
무채를 썰고, 양념을 버무려
절인 배추에 속을 채우고 나니
허리가 쑤시고 아파왔다.
 
작년엔 김장을 하고 나서, 아내는
“힘들어서 못 하겠다.
내년에는 사서 먹자.”고 했는데
 
올해는
“내년에 또 담그자.”고 했다.
웃음이 났다.
 
김치 없이 못 살 듯이
김장 김치 담그지 않고는
한 해를 넘길 수 없는가 보다.
2023.11.21
 
<노트>
신혼 때는 엄마가 김장 김치를 담아주셨다. 그 이후로 아내는 서툴렀지만 빠지지 않고 김장 김치를 담았다. 결혼 후, 40년이 넘는 동안 연례행사가 되었다. 젊을 때는 우리 식구가 먹기 위해서였고, 지금은 두 며느리에게 조금이나마 나눠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김치 담그기에 서툴렀기에 오히러 김치를 담아 나누어 주고 싶은 애틋함이 은연중에 배인 것 같다. 힘들고 귀찮아 사서 먹자고 한 적도 있었지만, 올해는 나이 들어 더 힘들 텐데 “내년에 또 담그자.”는 말에 웃음이 났다.
 
여우는 죽을 때 수구초심하고, 사람은 나이 들어가면서 풍속과 습관을 잊지 못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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