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평등하지 않음에 미안했고
숨 막히는 유신독재에 한탄했다.
실없이 길거리 돌멩이 차고
사거리집에서 깡소주 마시고
고래고래 노래 불렀다.
밤길 별을 보고 아파하고
연습림 숲에서 울기도 하고
새벽 이슬 풀잎처럼 부끄러웠다.
‘분노할 줄 모르는 사람은
사랑할 줄도 모른다.’
내 맘속에 자리 잡은 그 한마디
사라진 줄 알았는데
회상하니 눈물 난다.
2023.11.28.
<노트>
꼭 50년 전 나의 대학 시절은 질곡의 시절이었다. 청춘의 낭만은 온데간데없고 자유마저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사흘이 멀다하고 데모하고, 선배 복학생은 숨 막히는 유신독재에 항거하여 할복했다. 혼돈과 충격.
동시대 선택받은 지식인으로서 뭐 하나 할 수 없는 나약함에 부끄러웠다.
그래서 분노하고, 좌절하고.....그래도 부끄러웠다.
야학과 농활에 참여하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분노할 줄 모르는 사람은
사랑할 줄도 모른다.’
분노라도 해야 살 것 같은 시절이었다.
* 대학입학 50주년 모임 연락을 받고 씀
변방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