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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통신

(변방통신6) 물은 영도에서 얼지 않는다

 

물은 몇 도에서 얼까?

초등학생만 되어도 0도에서 언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영하 0도에서 물은 얼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순수한 물은 이 보다 훨씬 낮은 온도에서 언다고 한다. 물이 어는 데는 물 속에 있는  미생물 또는 다른 물질이  얼음을 얼게하는  핵 역할을 해야 비로소 가능하다고 한다.

 

0도에서 물이 얼지 않을까? 그것은 물이 얼음으로 바뀌는, 즉 물의 균형을 깨는 데는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론상으로는 0도에서 물이 얼지만, 이것만으로 물이 어는 충분 조건이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조건이 충족되어도 여건이 갖추어져야 비로소 얼음이 어는 것이다.

 

비교적 자연법칙이 잘 적용된다는 자연계에서도 이러할 진데, 인간사회에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어야 비로소 변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주 금요일, 국회에서는 농협법 개정에 대해 여야가 합의하였다. ‘50년만의 대 수술’ ‘자산 200조 금융공룡탄생등등 언론 보도는 자극적이면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우여곡절 많았고, 내외부 갈등도 그간 많았었다. 최근 농협내부의 조직의 피로감도 누적되었고, 정치권에서도 농협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절박감도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농협 개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1994년부터 농협 개혁은 논의되었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골 메뉴였던 셈이다. 17년전부터 농협 개혁 요구와 논의가 있었으니 마이너스 17도에서 농협 개혁이라는 얼음이 언 셈이다.

 

농협 개혁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는 뭘까?

물론 어떻게 하면 농산물 유통을 잘 할 것인가가 제일 큰 과제일 것이며, 신용사업의 경쟁력 확보도 경영측면에서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어떻게 하면 잘 할 것인가?

그것은 전문성을 키우는 것일 것이다. 지금까지는 조직력과 시너지 측면을 강조했고,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전문성을 키우는 데는 소홀했다고 본다. 사업이 분리되면 어쩔 수 없이 각자 전문성을 키워 프로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전문성이 갖춰졌을 때 지금보다 훨씬 강한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지금 세상의 트렌드는 융합, 통섭이 대세인데, 우리는 분리쪽으로 간다는 것이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되기도 한다.

<'1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