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병 윤광우
광우야, 아빠다.
너의 편지를 읽으면서 새삼 자유를 생각한다.
살을 에는 추위속에서 빨리 벗어났으면 하는 너의 맘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또 한편 너는 어느 때보다 자유롭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록 몸은 울타리 밖으로 도망칠 수 없지만, 그러기에 너의 생각은 더욱 자유로울 수가 있지 않겠나 생각된다.
너의 생각과 행동을 제약하던 일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있지 않나.
엄마나 아빠, 친구 등등으로부터...................................
그렇게 너를 구속하던 담배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고
내가 제일 자유롭다고 느낄 때는 혼자서 등산할 때이다. 특히 힘들게 장거리를 등산할 때면 마음의 평안을 느끼곤 한다.
힘들기에 괴로울 것 같지만, 반대로 정심이 맑아지는 느낌과 때론 희열을 느끼곤 한다.
등산이 끝나면 몸은 지치고 피곤하지만 정신이 맑아지고 실타래처럼 얽힌 잡념들이 정돈되는 느김을 받는다.
너의 편지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힘들게 훈련받고, 보초서고, 추위에 떨어도 너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누구로부터도 방해받지 않고 즐거운 상상을 하고 있을 너의 자유로운 모습이 눈앞에 떠오른다.
훈련기간이 매우 소중한 기간이 되었으면 한다.
너를 뒤돌아보고, 현재의 너의 모습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앞으로의 너의 모습을 자유롭게 그려보는 그런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아빠를 생각하는 너에게서 좋은 친구같은 느낌을 갖는다.
열심히 훈련받고, 또 너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훈련후에는 많이는 말고 조금은 변한 너의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아빠는 그런 너의 모습을 즐겁게 상상하며 기다린다. 안녕, 윤 광우
2004. 2. 17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