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날
결혼 후 생일을 양력으로 바꿨다. 그러다 보니 3월 1일 삼일절이 내 생일이다. 국경일이 생일이다 보니 날짜 개념이 없는 나도 이젠 생일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
집 떠나 객지에서 학교를 다닐 땐 생일을 잊고 지낸적이 많았다. 음력 생일은 2월 7일인데, 이 때쯤이면 신학기 시작이라 마음도 바쁘고 새 선생님, 새 친구 등등 바뀐 환경에 적응하기 바빴고, 또 챙겨주는 사람도 없어 생일을 잊고 지낸적이 많았었다.
이런 연유로 생일에 대한 생각도 기억해야 할, 기념해야 할 특별한 날이라는 느낌이 희박했던 것 같다. 매년 찾아오는 내 생일에 대한 기대나 기쁨도 없었고, 안해의 생일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것 같다.
안해는 생일에 맞춰 창원에 내려 왔고, 큰 아들로부터는 전화로 생일 축하 인사를 받았다. 그리고 직원들로 부터 생일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생일 선물을 받고, 저녁도 함께 했다.
갈수록 생일이 성대해진 셈이다. 나는 아직 생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은데, 주변에서는 점점 신경써서 챙겨주는데 이게 좋은 일인지 모르겠다.
나이를 한살 더 먹는 것을 축복받아야 할지, 위로 받아야 할지...............
그냥 무덤덤하게 한 해를 맞이하고 싶은데, 주변에선 그냥 두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