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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리포트

착한 남자

착한 남자                     

 

지난주에는 본부 감사를 받고, 어제-일요일에는 직원들과 고창 선운사로 봄 나들이를 다녀 왔다.

이곳 진주는 토요일 저녁부터 봄비가 내려 행사를 망치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는데, 비를 기다리는 농부들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간혹 부슬비만 내려 즐겁게 보냈다.

여기 온 후로 운이 많이 따른다는 생각이 든다. 오자마자 큰 거래선을 유치했고, 업적도 괜찮고, 감사 온 사람들도 다 아는 사람이라 수월하게 받을 수 있었고,

그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우호적이라 왠지 느낌이 좋다. 이런 분위기 올 한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이곳에 온 후 책을 읽어야 겠다는 마음만 앞섰고 제대로 독서를 못했는데, 오랜만에 은빛 비라는 일본사람이 쓴 소설책에 폭 빠졌다.

얼마전까지는 소설은 손에 잘 잡히지 않았었는데, 지난 1월 박완서의 아주오래된 농담을 읽고 소설이 사람의 감정을 풍부하게 하고,

 스토리 전개를 쫒아 가는 묘미가 있으며, 사람을 여유롭게 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되었다.

일본식 사랑에 대한 생경함이 없진 않았지만 착한 남자들의 모습이 마음의 거울되어 나 자신을 다시 생각하게 하였다.

그런 착한 남자들이 있을 수 있을까? 옛날 얘기, 동화 같은 얘기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우리 주변에도 더러는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혼자 사는 생활이 불편하지 않냐고 만나는 사람마다 걱정을 해주는데, 어느정도 체질에 맞는가 보다. 때로는 혼자라는 것이 편안하다는 생각을 가질 때도 있다.

누구로부터 구속당하지 않고 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자유. 이것만으로도 다른 어떤 불편을 감수하고도 남을 것 같다.

아침 5시 반에 일어나 운동하고(요즘 골프 연습장에 다니며 지점장 수업 중), 전날 저녁에 비누 칠해 담겨 논 빨래 해 널고,

미숫가루에 사과 반쪽으로 아침을 때우고 출근 하는 것이 궁상맞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내 생활을 내 스스로 꾸려 나가는데 만족한다.

그리고 불필요한 것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어떻게 라도 에너지를 덜 쓰는 방법을 궁리하고 생활화 한다. 절로 자연 친화적인 생활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이제 이곳에 온지도 2달이 지났다. 용꼬리 보다 뱀대가리가 좋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직원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지는 않을까 염려될 때도 많다.

직원들은 숱하게 스쳐 간 지점장들을 비교하면서 나를 평가할 것이고, 자칫 잘못하면 별수 없군하고 평가절하할 것이다.

아직까지는 다들 좋아하는 것 같아 나도 즐겁고 힘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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