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 & 힐링
이번 산행에 어울리는 두 단어다.
우리나라 최고의 오지, 연가리골 12km 6시간.
우리나라 최고의 야생화 군락지, 곰배령 천상화원 왕복 10km.
강원도 인제 방태산과 점봉산에 위치한 두 곳, 한 번 가봤으면 했던 곳이다..
인터넷에서 찾은 산수산악회의 회원모집 안내글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아침 7시 20분 신사역 5번 출구에서 탄 버스 안 분위기는 예상밖이었다.
반 이상은 중년여인 들이었고, 남자들은 60대 중반 이후로 보였다.
게다가 산행 안내를 맡은 가이드는 71세 노인.
가관인 것은 연세많은 가이드 왈 "오늘 산행은 가이드 없습니다."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등산로 초입. 질경이가 길을 덮고 있고, 버러진 공터엔 개망초꽃 하얗게 피어있다.
그런데 사람이 다닌 흔적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계곡 좌우로 넘나들며 흔적만 남은 등산로를 따라 가다가
결국 등산로를 잃어 버렸다.
길이 어디야?
결국 등산로는 완전히 사라졌다.
길을 만들어 앞으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일부는 오른 쪽 능선을 타자고 하고, 일부는 왼쪽 능선을 타자고 했다.
계곡을 따라 올라 갈 수 있는데 까지 가는 것이 능선을 타는 것 보다 안전할 것 같아 계곡타기를 주장했고,
대부분 이에 따랐다. 세사람은 왼쪽 능선으로 올라갔다.
이런 길을 뚫고 올라 갔다.
잘 못 가는 것 아닌가?
불안, 불만도 있었지만 전진할 수 밖에 없었다.
드디어 백두대간길에 올랐다.
그리고 하는 말 "이런 등산도 참 재미있다"
없는 길을 찾아 만들어 가고, 부엽토에 발이 푹푹 빠져 체력 소모가 평소 보다 심했다.
드디어 연가리골,
과거 화전민들이 살았던 곳.
소 쟁기갈이를 할 만한 평평한 땅이 있는 지역을 "가리"라 불렸다고 한다.
다시 버스를 타고 곰배령을 갔다.
우리가 하루밤을 보낸 "추억만들기" 펜션.
음식에 솜씨가 있는 기석이가 삼겹살을 구웠다.
멋진, 추억에 남을 저녁을 위해 삼겹살 2000g, 양파, 깻잎, 양파 그리고 소주와 막걸리.
무엇보다 돌판구이 삼겹살은 최고였다.
아 참...........
아침 버스안에서..................... 그날 동행자 중에서 제일 눈에 띄는 여인이 종탁이에게
혼잔데,, 오늘 동행을 해도 좋겠냐? 고 물었고 종탁이는 두말없이 OK!!!
어슴푸레 어둠이 내릴 무럽, 우리끼리 김서초라 불렸던 여인이 나타났다.
그리고 묘한 장면을 연출 했다.
김 박사 이런 흐뭇해하는 미소................
이전에 본 사람 있소????
지금 보니 두사람의 미소가 닮았다.
새까만 밤하늘엔 북두칠성이 빛나고, 옆 개울에 물소리, 벌레소리.....
삼겹살 안주에 소주맛....... 멋진 밤이었다.
군에서 1년에 라면 3000개를 끓었다는 기석이 아침 라면........
곰배령...... 평탄, 하이힐을 신고도 갈 수 있을 정도.
너댓살 어린애, 팔순이 넘어 보이는 할머니도 만났다.
가족끼리 등산하기 안성맞춤. 길도 좋고, 숲도 좋고, 고개마루 야생화도 좋고............
그런데 야생화는 5월, 7월하순이 좋단다......
야생화 만발한 천상화원은 못 봤지만, 좋았다.
이번 산행계획은 40주년 기념행사, 무주에서 시작되었다.
어떤 자리에서 연가리골, 곰배령 얘기를 했고,,,,,
이종철 어부인 박정수 여사께서 적극적으로 참가 의사를 표해 공론화 했다.
하지만, 6시간 연가리골 산행이 부담스런 박여사는 중도에 포기했고,,,,
동행하고팠던 강계희부부도 친척 결혼식 참석 때문에 중도 하차하고,,,,
산우회 카톡을 통해 회원을 모집했지만,,,,, 다들 다른 약속이 있어
조촐한 산행이 됐다.
지난 5월 초 부터 소백산, 하동 형제봉 그리고 이번 연가리골 & 곰배령.
느낌이 있는 산행은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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