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 소백산의 봄은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내가 사는 덕소는
벌써 초여름의 느낌마저 들었는데, 이곳의 봄은 느리게 진행되고 있었다.
마을 부근 낮은 산은 초록이 짙어 가는데 소백산 정상에 서니
초록이 정상을 향해 느린 걸음으로 올라 오고 있었다.
가을산을 '단풍이 물든다'고 표현한다면, 봄산은 '초록에 물든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단지 가을 단풍은 점령군처럼 갑자기 물드는데 비해, 봄산은 느리게 도둑처럼, 연인처럼 다가오는 것 같다.
산아래부터 스며 올라오는 초록, 마치 산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1400m 넘는 소백산의 5월 초는 주변의 얕은 산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봄의 한 때를 보는 것이 아니라 봄의 진행을 보는 것 같다.
비로봉을 향하는 능선길, 바람이 거세 생명력이 강한 소나무만 낮은 자세로 누워 있다.
바람이 잦아지고 햇빛이 드는 남사면은 초록, 북사면은 아직 동면 중.
소백산의 백미, 능선.
우리나라 능선중에서 제일 아릅답다고 생각된다.
지리산 능선 공룡능선도 멋있지만, 시야가 툭 튀인 소백산 능선이 최고!
여긴, 이제야 진달래가 피기 시작한다.
온통 회색 천지인 능선길에 핀 선홍색 진달래.
옆에 아직 앙상인 가지뿐인 관목은 소백산의 명품 철쭉.
5월말에 철쭉제가 열린다. 능선은 온통 철쭉 군락지, 등산로는 철쭉 터널 사이로 나 있다.
진달래꽃길에서 어딜 보고 뭘 골똘히 생각하나? 수행자처럼
그냥 좋다. 5월 소백산 느낌 산행이...........
진달래처럼 화사하다.
꽃가마 타고 있는 느낌. 영정사진용으로 찍어달라고 부탁한 건데∼∼
선두를 맡은 김순종이는 너무 빨리 가 꽃길 사진을 못 찍었네, 쏘리....
봄산 식물들은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키 큰 나무들 잎이 나기 전에 땅바닥 식물들은 앞 다투어 싹을 내밀고, 성급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
키 작은 나무들도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있을 때 잎을 튀워 광합성을 서두른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내려올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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