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은 모든 것의 종합
수능은 끝나도 본고사가 끝날 때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겠다. 그간 옆에 있는 우리도 마음 졸였는데 너는 더 했을 줄 안다.
이제 남은 것은 유종의 미. 시작도 어렵고, 과정도 중요하지만 끝은 이 모두의 종합이 아닐까.
인생은 어차피 경쟁이고, 매듭이 있는 것이라면 그때그때의 결과는 인생을 즐겁게 하고 새로운 꿈을 이루는 토대가 된다고 본다.
어릴 때부터 누구에게나 인사 잘하고, 호기심이 많고, 책을 가까이 하는 너였지 않나.
이런 너의 퍼스낼리티는 앞으로 너의 삶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는 밑바탕이 되리라 믿는다.
올해 초에 비해 많이 바뀐 너의 모습을 생각하면 아빠도 기분이 좋다.
아직 너의 마라톤이 끝나지 않았지만 엄마 표현을 빌리면 지난 수개월동안 우리 가족에게 기쁨을 준 것만으로도 기쁘다.
그리고 정시모집에서의 금상첨화를 기다린다.
아빠가 최근 읽은 책을 보낸다.
읽게 된 동기는 안철수 사장이 쓴 "영혼이 있는 승부"라는 자서전을 읽고 거기서 소개한 책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네" "학문의 즐거움"이라는 책이다.
잘 알겠지만 안철수는 우리나라 IT산업의 대표주자로 진실하게, 혼신을 다해 연구하고 경영하는 CEO(기업경영자)이다.
파인만씨는 유태계 미국인으로 노벨문리학상을 받은 대학자로 즐겁게 학문을 하는 인간미 넘치는 천재물리학자다.
그리고 일본인 수학자 히로나카 교수는 늦깎이로 수학공부를 해 수학의 노벨상인 필드상을 받은 평범한 사람이다.
이제 너 앞에는 많은 자유의 지평이 주어질 것이다. 너는 이 모든 자유의 지평을 누릴 수는 없고 그 중에서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능력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선택하여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저것 하다 보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못하고 만다. 지금까지는 어쩌면 주어진 길을 걸었다면 앞으로는 많은 길 중에서 선택하여 가는 것이 바로 너의 모습일 게다.
그런데 그러더라도 가장 기본은 성실이고, 인간애이며 불같은 의지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수능최종 발표가 있는 날까지 긴장을 잃지 않도록 해라. 독서도 하고, 체력관리도 하고, 논술이나 심층면접 대비도 게을리 하지 않도록 해라.
아빠는 17일(토) 서울에 갈께. 그 때 맛있는 것도 실컷 먹자....................(2001.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