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있어 더욱 선명하게 떠오르는 광우, 광일 그리고 당신에게
오늘은 오랜만에 여유롭다.
비오면 공친다는 말이 오늘은 꼭 들어맞는 말이다. 지난 12일부터 하동군민의 날 행사가 열리고 있다.
어제는 전야제가 있었는데, 창원에서 열린 농협 봄 체육대회 끝도 못보고 하동으로 와 불꽃놀이도 보고 군민 노래자랑 구경도 하고........
바쁜 일요일을 보냈다. 오늘은 군민의 날 마지막 날로 우리 농협에서는 농악경연대회를 주관하는데, 그만 비가 와서 행사가 취소되었다.
오랫동안 연습해온 팀들은 허탈해 하고 아쉽기도 하다만, 그래도 봄 가뭄을 해소하는 단비가 내리고 나도 망외 여유속에 편지를 쓸 수있게 돼 한편 기쁘다.
둘째 광일이는 안봐도 눈에 선하다.
경쟁심이 강하고 자립심이 강해 스스로 잘 하고 있을 줄 안다. 다만 남보다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성공하는 사람은 집중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어떤 사람은 말하던데 아빠도 그렇게 생각한다.
머리는 좋은데 기대만큼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에 머리는 그렇게 좋지 못한데 가면 갈수록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다.
전자는 이것저것 다방면에 찔끔찔끔 관심을 가져서 그런 것이고 후자는 많은 것 중에서 선택해서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간만 많이 쏟는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머리는 한계가 있고 휴식 또한 필요하다.
아빠는 너가 서두르지 말고 계획을 세워 집중적으로 공부하길 바란다. 그리고 마라톤을 한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단거리 달리듯이 해서는 마라톤을 완주할 수 없다.
세계사에서 유명한 사람은 둘째가 많다고 한다.
그것은 형을 경쟁 상대로 생각하면서 자랐고, 부모로부터 관심을 덜 받고 자라 일찍부터 자립심이 싹트기 때문이란다.
아빠도 너에게서 그런 기질을 종종 느꼈는데, 아무튼 이런 너의 성격은 앞으로 너의 인생에 플러스로 작용할 수 있도록 너가 갈고 닦아주길 바란다.
광일아 파이팅!!!!!!!!!!!!!!
광우야, 대학생인 너 모습이 자주 떠오른다.
이제 간섭받기도 싫을 터이고 너 스스로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가끔은 이래서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아마 내가 대학생활을 잘 못했다는 후회가 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요 며칠 전부터 좀 여유가 생겨 책을 샀는데, 과학과 관련된 책을 두권이나 샀다.
아빠가 평소에도 과학관련 책을 더러 읽었다만은 이번에는 과학도 아들을 둬서 그런지 툐요일 신문에 나는 서평 중 과학관련 서적에 관심이 많이 가더라.
한권은 요즘 한참 사람들 입에 회자되는 나노과학과 관련된 책이고 그리고 또한 권은 과학과 거짓말 그리고 영혼에 대한 이야기다.
우선 다 읽은 나노관련 책을 보낸다.
아마 앞으로의 세계는 좋든 싫든 나노과학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 같다.
전혀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며, 그 세상은 희망의 세상이 될 수도 있고, 불행 아니 파멸의 판도라 상자를 연 세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노세계로의 진행은 피할 수 없다고 보며, 그 결과는 과학자의 몫이라고 생각된다.
지난번 서울 갔을 때 너 적성검사표를 받는데, 탐구영역과 예술영역이 좋더구나.
어쩌면 전혀 다른 성격의 영역이다 만은 좋은 궁합인 것 같더라. 부족한 상상력에서는 창조력이 생길 수 없으니.
대학생활에 흥미있어 하는 너의 모습이나 목소리를 들을 때면 나도 기쁘다.
시지푸스는 어쩔 수 없이 고행의 바위를 아무 희망도 없이 밀고 밀었지만, 사람이야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희망이 있어야 보람을 느끼고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순간순간에 충실해질 수 있는 것 아니겠나.
좋아 하는 일은 하는 것은 행운이고, 자신을 실현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광우가 그러기를 바란다.
당신에게는 최근 흥미있게 읽은 책 갈피 갈피마다에, 이 곳 꽃 향기 새소리 강바람 그리고 사랑을 담아 보낸다. 말 없어도 알 수 있는 당신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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