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의 창원 방문
친구 부부들이 창원을 방문했다. 진해 벚꽃 축제 기간에 맞춰 골프도 칠 겸 벚꽃 구경도 할 겸 승용차를 몰고 서울에서 천리길을 찾아왔다. 남자들끼리는 가끔 술자리를 같이 하기도 했지만 여자들과 함께는 두번째다. 이제 직장 생활도 얼마 남지 않아 자주 만나자고 말은 자주 하지만 그간 실천하지 못했었다.
창원으로 내려오기 전 날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가볍게 나온 약속이 성사된 셈이다. 바쁘게 살아오다가 이젠 여유를 갖게 된 탓일까, 나이를 먹은 탓일까. 한 부부는 늦둥이를 두었지만, 나머지는 애들 키워 대학까지 보냈으니 여유를 찾을 만도 했다. 남편들의 무심함에 이런 기회를 갖지 못 한 것을 서운해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어려운 사이도 아닌데, 신경이 많이 쓰였다. 특히 어떻게 하면 여자들을 만족시킬까? 고민됐다. 나도 진해 벚꽃구경을 해 보지 않은 터라 내가 먼저 벚꽃 명소를 사전 답사했다. 아직 벚꽃도 피기전에 창원에서 장복고개를 넘어 여좌천, 작전사령부, 해군사관학교, 안민고개를 둘려 보았다. 그리고 방문 당일 아침 안해에게 다시 벚꽃명소를 안내했다. 나는 남자친구들과 골프치고 안해는 부인네들 벚꽃 안내를 하는 것으로 역할 분담했다.
점심을 먹고 부인네들은 벚꽃 구경하려 진해로 출발하고 우리는 용현CC로 갔다. 오후 2시6분 마지막 티업이었다. 클럽하우스는 한참 리모델링중으로 어수선했으나, 레스토랑 전망은 끝내 주었다. 안개비가 흩날리고 안개가 자욱한 것이 염려되었다. 캐디말로는 환불도 해 준다지만, 서울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중단할 수는 없었다.
다행히 후반 들어서는 안개가 거치자 골프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페어웨이는 내가 본 곳 중에 제일 넓었고, 조경은 보기 드물게 흑송을 잘가꿔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페어웨이가 아무리 넓어도 골프는 힘이 아니라 멘탈 게임. 실력 발휘하겠다고 욕심 낸 친구는 그 넓은 페어웨이 너머로 공이 날려 보내곤 했다.
저녁 7시 반쯤 자연산 횟집으로 유명한 진해 동방횟집으로 갔다. 부인네들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실컷 벚꽃 구경을 한 모양이었다. 날씨가 썩 좋지 못한 것이 흠이지만, 벚꽃이 만개할 때를 맞추기가 싶지 않은데 행운이 따랐다. 여성들에게 뭘 선물할까 궁리하다 어렵게 선택한 속옷 세트를 건네니 다들 함박입이 되었다.
도다리 세꼬시에 도다리포 회로 포식을 하고, 남자들은 다 취했다. 돌아올 때는 부인네들이 운전 했다. 노래방에 가자는 사람도 있었으나 너무 늦은 시간이라 숙소로 들어 갔다. 창원 용지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호텔에서 그날밤 잠은 제대로 잤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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