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업무분장
오랜만에 아침 조깅을 했다. 감기기운이 있는데다 요 며칠 황사가 몰려와 게으름을 피웠었다. 마침 이리저리 얽혀 있던 사무소일도 가닥이 잡혀 홀가분한 마음으로 조깅과 아침 산책을 할 수 있어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운 느낌을 느꼈다.
뭐니해도 사람관리가 제일 힘 드는 것 같다. 어렵사리 업무분장을 마쳤었는데, 전혀 업무 진척이 안되고 또 이대로 가다가는 사무소 분위기 마저 엉망이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마저 들었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며칠 전 아침 책임자 회의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각자 방안을 모색해보자고 했더니 오늘 최선책이 나왔다.
어떻게 할까 막연했는데, 막상 업무분장을 해 놓고 보니 좋은 안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출납과장이 채권관리를 보고 그 대신 공제는 여신과장이 맡고 카드는 총무과장이 맡기로 했다. 출납과장에게 채권관리를 맡긴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사무소 형편이 어렵기에 출납과장이 스스로 용단을 내렸다. 그리고 담당직원은 금년도 신규직원에게 업무분장을 했다.
경력 남자직원이 부족해 작년 입사해 출납을 보던 직원에게 채권관리를 맡겼었는데, 이 직원이 업무능력이 부족하고 의욕도 없어 보여 고민중에 차라리 신규직원이지만 법대를 나와 법률용어를 알고 있고 성실성이 보여 조금만 훈련하면 잘 할 것 같아 결단을 내렸다.
업무분장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직원인사에 불만도 쌓여 갔었는데, 중간 책임자들은 업무능력이나 성실성 면에서 아주 뛰어나다는 생각을 갖는다. 비록 차장이 제 역할을 못하고 직원들 인적 구성이 좀 떨어지나 막강한 중간 책임자 라인을 갖게 된 것은 그 와중에서도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좀 홀가분하다. 앞으로 여유를 갖고 경영을 해 낼 자신이 생긴다. 어렵더라도 궁리하고 진솔한 마음에서 도움을 청하면 그 해결의 실마리는 찾게 된다. (4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