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아침 등산
이 곳 하동에서도 여가가 있으면 등산을 한다. 아마 내 성격에 가장 맞는 여가 운용 방법이며 운동이 등산인 것 같다. 주변에 지리산, 백운산, 형제봉. . . 등등 좋은 산이 많기도 하지만 등산은 자기 형편에 맞게 부담없이 즐길 수 있기에 매력있다.
처음 이곳에 와서 아침 산책을 해 오다가 지금은 아침 등산으로 바꿨다. 체력단련을 위해 운동량이 많은 등산을 택한 점도 있지만, 하동 생활을 하다 만나게 된 기관장들이 대부분 아침 등산을 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등산을 하게 됐다.
섬진강 너머 광양 땅에 무등산이라는 그리 높지 않은 산이 있는데 20분 산행코스로 아침등산하기에 적합한 산이다. 가파른 오르막이 적당히 반복되어 운동하기에 안성맞춤이며, 호남정맥의 기가 백운산을 타고 마지막으로 멈춘 곳이기에 경관 또한 탁월하다. 멀리 지리산 노고단이 강너머 산너머로 보이고 광양땅 백운산과 하동땅 형제봉이 마주보이고 그 사이로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하동읍내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기에 주로 하동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나는 새벽 5시전에 산을 오르는데 정상에 가기전에 벌써 하산하는 주부들을 만난다. 정상에 오르면 벌써 하산 준비를 하시는 군수님 그룹과 조우한다. 이분들은 누구보다도 아침 할 일이 많으신 분들인 것 같다. 가족을 위해 아침을 준비해야 하고, 군정을 위해 일찍부터 챙겨야 할 일과 만나야 할 분이 많기에 누구보다도 일찍 아침을 여시는 것 같다.
산마루에서는 또 한분 경찰서장님을 만난다. 섬진강쪽으로 튀어나온 바위 위에서 가부좌를 틀고 아침정기를 받으시는 모습이 경건하게 보인다. 가볍게 아침 대화와 함께 몸을 풀고 내려오다가 흰색 진도개를 앞세우고 등산하는 금슬 좋기로 소문난 산립조합장 내외를 만난다. 그 외에도 부지런한 하동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이렇듯 아침 등산에서 기관장들과 아침 인사를 하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니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다.
하동의 기관장님들중에는 등산을 좋아하시는 분이 많다. 휴일에도 행사가 많은 관계로 군수님과는 같이 산행을 할 기회를 좀처럼 잡기 힘들었지만, 경찰서장님과 산림조합장님과는 기꺼이 산행에 동행하기도 했다. 산림조합장님에게는 등산이 생활의 일부분이며, 경찰서장님은 관내 지형정찰이 등산의 주 목적이라고 하신다.
한번은 관내 금남면에 있는 금오산에 경찰서장님, 산림조합장님과 같이 등산을 한 적이 있다. 나도 보통 사람에 뒤지지 않는 편인데도, 두 분 다 어찌나 빨리 유격 훈련하듯 등산을 해 뒤 따라가느라 혼 줄이 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