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금요일, 이즈미르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이스탄불로 돌아왔다.
오늘부터 10.7일까지 터키의 최대 명절인 쿠르반 바이람(희생절) 기간.
평소 붐빈다는 이스탄불 거리는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한산한 편이었다.
내일부터는 모든 관광지는 오후 1시에 오픈 하기 때문에 오늘 중으로 이스탄불 명소 탐방을 마쳐야 한다.
아야 소피아 성당. 그리스 정교 본산, 비잔틴 예술의 최고의 걸작.
이 성당은 360년 비잔틴 콘스탄티누스2세에 의해 세워진 후, 532년 '니카의 난'으로 불타 무너졌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바로 재건에 착수하여 537년, 5년 10개월만에 완성하였다.
성당을 짓는데 사용한 주요 건축 자재는 로마제국의 각지에서 신전을 헐어 운반해 왔는데,
성당의 중심 기둥인 녹색 기둥은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신전에서 가져왔다.
동로마제국을 무너뜨리고 이스탄불을 점령한 오스만 제국의 술탄은 이 아름다운 건축물을 없앨 수는 없었던가 보다.
단지 미나레 한개를 세워 자미로 바꾸고,
모자이크 성화는 회칠로 감추고, 일부는 개조하였지만 비잔틴 시대 성당 모습을 그대로 유지했다.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께 성당을 바치는 유스티니우스 황제와 콘스탄티노플을 바치는 콘스탄티누스 황제
직경 31m의 거대한 돔, 높이가 54m. 지금 수리중...
돈과 재산을 바치는 황제와 여왕
기둥의 색깔이 다르다. 중앙 두 기둥은 에페소스 아르테미스 신전에서 가져 왔다고 한다.
아래는 로마제국의 각지 신전에서 가져와 신전 건축에 사용하고 남은 석재들
아야소피아 성당 이층으로 올라 가는 복도와 계단.
참배객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대리석 잡석으로 깔려 있다.
신적인 완벽미을 추구한 아야소피아 성당에서 유일하게 인간미가 느껴지는 곳.
예레바탄 지하저수지.
532년 유스티아누스황제가 동로마제국 수도 콘스탄티노플 시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었다.
높이 9m, 길이 143m, 폭 65m의 크기로 8만㎡ 물을 저장할 수 있다.
336개의 돌기둥이 천정을 떠 받치고 있는 모습이 웅장하고 화려해 지하궁전이라 불린다.
기둥은 모양도 다르고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로마제국의 각지 신전에서 가져왔다.
아래 눈물을 흘리는 모양의 기둥. 어느 신전의 중심 기둥이었을 터인데 이곳 지하저수조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기둥 받침대로 쓰인 메두사 머리. 이것도 어느 신전에서 가져 온 것. 왜 이곳에 처박혀있을까?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해 콘스탄티노플 시민들이 무서워하는 메두사 머리를 파 묻었다고도 하고,
식수로 사용되는 물저장소에 사악한 기운이 들지 못하도록 부적으로 사용했다고도 한다.
한편으론 기독교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고대 신들의 역할과 권위가 사라진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설이 있다.
히포드롬 광장은 로마시대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차경기장이었다.
불루모스크 짓는 과정에서 대부분 소실되고, 오벨리스크, 뱀기둥, 콘스탄틴 기둥이 유적으로 남아 있다.
이집트 오벨리스크.
기원전 1500년 전쟁 승리를 기념해 이집트 룩소의 카르나크 신전에 세워졌던 것을
새 수도 콘스탄티노플 이전 기념물로 옮겨 왔다.
무게 300톤, 높이 32.5m에 달했으나 수송과정에서 밑부분이 깨져 20m만 남았다.
사면에 파라오 투트모스의 용맹성을 칭송하는 상형문자가 새겨져 있다.
청동 뱀 기둥은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로신전에서 가져왔다.
이 기둥은 BC479년 그리스 연합군이 페르시아와의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해
페르시아 군사들로부터 빼았은 청동무기를 녺여 만든 것이다.
세마리 뱀 머리는 오스만 시대 돌에 맞아 부셔졌다고 한다.
가이드는 상스럽지 못하다고 한 교황의 말을 듣고 누군가가 부셨다고 했다.
콘스탄틴 기둥.
약 700년경 콘스탄틴 7세가 그의 할아버지를 위해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둥 전체를 금도금 청동이 감싸고 있었는데 이곳을 점령한 십자군원정대가 모두 벗겨가고 내부 벽돌만 남았다.
이스탄불의 랜드마크 술탄아흐멧1세 자미, 불루모스크.
직경 23.5m 높이 43m 거대한 중앙돔과 이를 둘려싸고 있는 4개의 반돔.
그리고 하늘 높이 솟아있는 6개의 미나레 첨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슬람 사원.
청출어람, 성소피아사원을 능가하는 사원을 짓고 싶어한 술탄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사원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외국인도 여자는 히잡을 해야한다.
웃는 모습이 별로 경건해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소발을 씻고, 특히 제일 더러운 입을 정성들여 씻어야 한다.
불루모스크 내부모습.
약 2만2000장의 푸른빛 띠는 타일이 압권이다. 불루모스크란 이름도 여기서 생겼다고 한다.
200여개의 작은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받아 시시각 변하는 스테인드글라스와 타일은 과히 환상적이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3개 대륙에 걸친 오스만 제국의 술탄이 거주하던 톱카프 궁전으로 들어가는 정문
궁전은 보스포루스 해협, 마르마라해, 골든혼이 내려다 보이는 명당위에 자리하고 있다.
화려한 황궁 내부
하렘. 황궁의 여자 500여명이 거주하던 곳.
관리와 통제는 흑인 내시가 하였음. 왜 흑인?
하렘 여인들의 최대 소망은 혹시 모를 행운을 잡아 술탄의 성은을 입는 것. 그리고 아들을 낳는 것.
그러나 술탄이 되기 위한 형제간 권력 다툼은 치열하다. 술탄이 되지 못한 형제들은 처형되거나 유폐되었다.
주방 건물
술탄아흐멧3세 우물.
톱카프 궁전에 소장된 유물은 총 8만6000여점에 이른다고 한다.
유물중에는 86 캐럿 다이아몬드, 모세의 지팡이, 술탄의 칼 등 진기한 보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를 보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온 탐방객들이 끝없이 줄을 서고 있었다.
성질급한 우리는 주마간산격으로 대충 둘려보고 왔다.
톱카프 궁정 뒷뜰에서 바라본 보스포루스 해협 전경
이스탄불의 로마유적과 오스만제국 유적은 아름답고 놀랍고 부렵기까지 하다.
시작할 땐 입이 떡 벌어쪘었는데, 끝날 무렵 멍청해진 기분이었다.
역사는 승자와 지배자의 것,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보니 허탈...
이스탄불의 유적에는 얼마나 많은 또다른 유적이 파괴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까.
하지만 이것이 역사발전, 살아남은 자의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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