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셋째날, 캐나다 국내선을 타고 캘거리로 이동했다.
비행시간만 4시간 11분, 거리로는 약 4,000km는 될 듯. 캐나다 동부에서 서부로 횡단했다.
비행기 차창으로 끝없이, 비행시간 내내 산 하나 없는 평야가 이어졌다.
끝이 없는 절대 수평의 대지였다. 눈 뜨면 산을 마주하는 우리 땅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저기에도 사랑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농사를 짓고 친구를 만나는 일상이 이루어지겠지만,
나에게는 갑자기 수직이 아닌 수평의 감옥처럼 느껴졌다.
록키 관문 캘거리, 산을 끼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평야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었다.
길가에 스쳐 지나가는 비슷비슷한 주택들. 보통 300평이 넘고,
집값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해 10억 이상이란다.
띄엄띄엄, 오랫동안 이 땅의 주인이었던 원주민의 집들이 눈에 띄었다.
동부에서 서부로 서부로 밀려드는 침입자들에게 땅을 내어주고 이젠 보호구역에서 살고 있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던 조화로운 삶을 빼앗긴 그들은 무기력해졌고,
나라에서 주는 보조금으로 카지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모피 가죽을 구하기 위해 온 침입자들이 건넨 위스키에 취해 그들이 살던 땅까지 내어준
원주민들의 모습이 안타깝다.
수천년 선하게 살아온 그들에게 졸지에 닥친 이 불행은 누구의 잘못인가?
조물주의 뜻은 알수 없다.
1860년부터 1950년대 까지 캐나다 서부모습을 담고 있는 헤리티지 역사공원.
이곳은 대초원만이 펼쳐졌던 시대,
전형적인 철길 마을로 1900년대 초반 이곳을 통해 이주민들이 대량으로 유입됐다.
모피 장사로 돈을 번 부호들이 탔던 당시의 고급 차량.
요즘도 돈많은 부자들이 당시 추억이 그리워 많은 도네이션을 하고 카퍼러이드를 한단다.
이번 여행을 주관하면서 애를 많이 쓴, 이창규 회장님께서 시승의 영광이 주어졌다.
그리고 국방전문가인 김종탁박사께서 당시 감옥체험을 고통스럽게(?) 했다.
미네완카 호수를 돌아보고 밴프시내로 들어왔다.
저녁 무렵 밴프시내는 조용하면서도 마력이 느겨지는 매력적인 곳이었다.
무지개색 건널목은 성소수자, 동성애자의 인권도 보호하겠다는 표시이란다.
WILD BILL's 레스토랑 & 싸롱, 꽤 역사가 있는 유명한 곳이란다.
웨이터가 메인테이블로 안내했다. 술 좀 마시고 갈 사람들로 보인 모양이다.
부라보, 부라보∼ 캐나다 여행 좋다!!!
좀 지나자 손님들로 꽉 찼고, 서서 마시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열기로 가득찼다.
중앙 홀에는 로데오 게임대가 설치되고,
용감한 백인 여자가 멋지게 모형 들소에 올라타 로데오 게임을 즐겼다.
뜻밖의 해프닝이 발생했다.
일행중 A가 저녁식사 후 커피숍에서 갑자기 증발했다.
저녁밥으로 감자탕을 먹었는데, A부인은 입맛이 떨어저 거의 먹지 못했다.
이것을 지켜 본 B군이 A부부와 함께 커피숍으로 갔는데, A가 안경을 벗어 놓고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화장실에 갔거니 하고 기다렸는데 1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놀란 부인은 초죽음이 되었고,
황당하고 난감에 빠진 B군은 호텔 사우나, 화장실 등등 갈만한 곳을 찾아다녔지만 허탕.
결국 자유행동 중이었던 우리도 긴박 연락을 받고 모였다.
가이드를 수소문하고 어쩔 바를 몰라 멍하게 있는데 A가 어슬렁거리며 들어 왔다. 휴~~
자기도 속이 안좋아 산책을 했단다. 제기랄 ~~~~~
캘거리에는 오기정 친구가 살고 있다. 3학년 때 5반.
건설회사 해외파트를 맡고 있다가 캐나다 이민을 오게 됐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운 나쁘게 IMF때 오게 됐단다.
환율상승으로 이민자금이 반 토막 나,
당초 계획했던 토론토나 밴쿠버는 못가고 집값이 싸고 세금이 없는 캘거리로 오게 됐단다.
고생끝에 지금은 모텔을 운영하고 있는데, 매주 5일은 부부가 골프를 치고 있단다.
우리를 안내한 가이드 왈, 이민 온지 20년이 넘었는데 비지니스를 하지 않은게 후회스럽단다.
한국 사람들은 한꺼번에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는데 비해, 이곳 사람들은 한 번에 한가지 밖에 못한단다.
그런 면에서 한국 사람들이 비지니스 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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