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407) 썸네일형 리스트형 해파랑길 15. 이색, 신돌석의 고장 영해 축산항 - 대소산 봉수대 - 괴시리 전통마을 - 영해시장 - 송천교 - 고래불 해변 (16.1km) * 해파랑길 22 코스, 영덕 블루로드 C 영덕 블루로드 마지막 코스인 '목은 사색의 길'에 접어들었다. 다시 해안길을 벗어나 완만한 오르막 소나무 숲길이 었다. 숲길은 푹신한 육산 흙길은 아니지만 걷기 좋은 단단한 흙길이었다. 소나무는 마침 적당한 높이로 자라 따가운 햇살을 막아줬고 길가 키 작은 나무들도 귀여운 아이처럼 반가웠다. 그런데 여기 소나무는 쭉쭉 뻗고 잘생긴 소나무가 아니라 뒤틀리고 가지가 많은 못생긴 소나무였다. 아마 뿌리를 내린 산이 척박하기 때문일 것이다. 문득 어릴 때 엄마 손잡고 넘던 외갓집 가는 벌거벗은 산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옆에는 그때 따 먹었던 새콤한 맹감 열매도 보였.. 해파랑길 16. 인간선택 금계국과 송엽국 고래불 해변 - 후포 - 거일리 - 월송정 (21.4km) * 해파랑길 23코스, 해파랑길 24코스 일부 어느새 해파랑길 울진 구간에 들어섰다. 길은 해안 도로를 따라 계속 이어졌고, 풍경 또한 엇 비슷비슷했다. 바닷가 출신이 아니라 해안 풍경의 다양함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까. 바다는 아침저녁으로 다르고 날씨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바뀌는데, 내 눈은 그 변화를 두리뭉실하게만 인식하는 것 같았다. 바다에는 슬픈 얘기도 있고, 기쁜 얘기도 있고, 잊고 싶은 얘기도 많이 있을 터인데. 오히려 눈에 띄는 것은 바다의 변화무쌍함이 아니라 길가에 보이는 진한 주홍색 꽃이었다. 꽃 이름 찾기 앱을 통해 알아보니 송엽국이라는 외래종 꽃이었다. 사실 이 꽃은 트레킹을 시작한 초봄부터 계속 보였던 꽃이다. 바닷가 집 마당.. 해파랑길 17. 월송정에서 망양정 가는 길 월송정 - 기성 공용정류장 - 기성망양(박) - 망양휴게소 - 망양정 - 울진 (31.2km) * 해파랑길 24코스 일부, 해파랑길 25코스 하늘이 흐려 멋진 해안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아쉽다는 생각을 하며 걷다가 아름다운 소나무 숲에 들어섰다. 멋진 해송, 곰솔 숲이었다.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소나무 숲을 많이 봐 왔는데, 숲만 놓고 봤을 때는 이곳 소나무 숲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자연스러움이 좋았다. 숲과 탐방로가 확실히 구분돼 있고, 숲에는 소나무만 있는 게 아니라 숲 아래 풀이 초록 카펫처럼 깔려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참 숲이 아름답습니다. 숲 이름이 뭐예요' 물었더니 '월송'이라고 했다. 숲을 지나자 습지가 나타났고, 또 다른 소나무 숲 속에 정자가 보였다. 관동팔경 중 .. 해파랑길 18. 장마비 속 해파랑길 울진 - 봉평신라비 전시관 -죽변 - 부구 (박) - 나곡 - 월천 (27.3km) * 해파랑길 26코스 일부, 해파랑길 27코스, 해파랑길 28코스 일부 이번부터, 3박 4일로 하던 트레킹 일정을 5박 6일로 늘리기로 했다. 그냥 특별한 생각 없이 3박 4일로 시작했는데, 이대로 계속하면 11월에 가서야 끝나게 될 것 같았다. 너무 기간이 늘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력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생겨 7, 8월은 5박 6일로 하고, 9월까지 나머지 코스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 변수는 날씨였다. 지금까지는 운 좋게 대부분 맑은 날씨였고, 비예보가 있어도 비다운 비를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를 것 같았다. 일기예보로는 트레킹 기간 중 3일은 비가 온다고 하였다. 그것도 집중 호우가 예.. 해파랑길 19. 해신당 찾아 해파랑길 벗어나다 월천 - 호산 - 임원항 (박) - 해신당 (18.1km) * 해파랑길 28코스 일부, 해파랑길 29코스 일부, 삼척로 해신당가는 길 월천교에서 해파랑길 안내 앰블렘을 다시 만났다. 고포에서 길을 놓치고 다른 길로 들어선 지 30분쯤 뒤였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울진군을 지나 삼척시로 들어섰다. 고포와 월천이 울진과 삼척의 경계다. 월천교를 지나 호산 삼거리에 오니 기사식당이 눈에 띄었다. 교통량이 많은 고갯마루 삼거리에 건물 하나에 명색뿐인 마트와 같이 장사를 하고 있었다. 손님도 없었다. 6천 원짜리 김치찌개를 시켰다. 왜 이렇게 손님이 없나고 물었더니 주로 트럭 기사님이 손님인데, 비 오는 날은 대부분 기사들이 쉰다고 했다. 그러면서 술은 팔지 않고 밥만 파는데, 비 안 오는 날이면 하루 100그릇은 .. 해파랑길 20. 공양왕릉과 준경묘가 있는 삼척 해신당 - 길남 - 용화 - 황영조 기념공원 - 궁촌 - 덕산 (박) - 맹방 (19.8km) * 삼척로, 해파랑길 30 코스, 해파랑길 31코스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소리를 벗 삼아 함께 걷는 길' 해파랑길이란 이름은 2008년 10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공모를 통해 정했다고 한다. 동해안 둘레길 이름으로 잘 어울리며, 어감이 좋은 멋진 이름이다. 지금까지 해파랑길을 걸으며 '우리나라 참 아름답다'는 느낌을 곳곳에서 받았다. 해안선을 지키던 군 초병이 다녔던 해안길, 스토리가 있는 숲 길 등에서 감동하고 감탄했었다. 그런데 지난 3일 동안 그런 행복한 느낌보다 힘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내내 비가 온 탓도 있었겠지만, 파도소리보다 차 소리를 더 많이 들으며 걸었다. 여러모로 보행.. 해파랑길 21. 관동제일루 죽서루 맹방 - 삼척 문화예술회관 - 죽서루 - 삼척 장미공원 - 삼척항 -솔향기 전망대 -삼척해수욕장 - 추암 (22.9km) * 해파랑길 32코스, 오랍드리길, 이사부길 삼척시에 도착했다. 제일 먼저 눈을 사로잡은 것은 거대한 시멘트 공장과 운송 구조물이었다. 꼭 이상한 나라 놀이공원 워터 슬라이딩 같기도 했고, 별난 취미를 가진 성주의 괴상한 성 같기도 했다. 육칠십 년, 화려한 개발연대를 이끌었던 산업의 주역이 시멘트 산업이었고, 그 중심에 삼척이 있었다. 시대가 바뀐 요즘에도 지난 공로와 가치는 평가절하되지 않을 것이다. 해파랑길은 오십천변을 따라 이어져 있었다. 그 길은 '오랍드리 산소길'이란 이름으로 조성되어 관리되고 있었다. '오랍드리'란 집 주변의 길이란 강원도 사투리란다. 제주의 올레길과 비슷.. 해파랑길 22. 추암 촛대바위 그리고 동해시 추암 - 진천 수중보 - 동해역 - 묵호 (13.6km) * 해파랑길 33코스 추암 촛대바위는 단연 돋보이는 풍광이다. 한 때 애국가 영상 첫 화면, 해 뜨는 동해바다 장면을 찍은 곳이기도 하다. 뾰족하게 생긴 바위는 기이했다. 마치 오벨리스크처럼 상승미가 있고 당당한 모습이다. 수많은 세월에 걸쳐 파도에 깎기고 비바람에 다듬어져 만들어진 자연의 예술품인 것이다. 자연의 힘은 신비롭고 경외롭다. 이러한 모양의 바위는 이 지역이 석회암 지대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화강암 지대였다면 촛대바위는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모퉁이를 돌아가니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듯한 이색적인 모양을 한 바위들이 나타난다. 이들 또한 석회암 지대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 지역은 5억 년 전 고생대에, 바닷속에서 산호 조개껍질..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51 다음